의회예산처(CBO)와 감사원(GAO) — 의원들에게 정보를 공급하는 기관들
"이 법안에 돈이 얼마나 드는가"에 답하는 기관
어떤 법안이든 본회의 표결 전에 반드시 거치는 절차가 있다. 바로 의회예산처(Congressional Budget Office, CBO)의 비용 추정, 흔히 "스코어(score)"라 불리는 공식 분석이다. 1974년 의회예산법에 따라 설립된 CBO는 특정 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초당파 기관으로, 법안이 향후 10년간 연방 재정에 미칠 영향을 추정해 보고서로 공개한다. 세제개편이나 대규모 사회복지 법안일수록 이 스코어의 정치적 파급력이 크다 — CBO가 "재정 적자를 크게 늘린다"고 판단하면 그 자체로 법안의 정치적 명분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로비 업계가 CBO 스코어를 주시하는 이유
CBO 스코어는 공개 문서이고, 발표 즉시 찬반 진영 모두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인용한다. 로비 회사들은 스코어 발표 이전부터 CBO의 추정 방법론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자체 조사기관을 통해 대안적 수치를 만들어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 이 사이트가 이전에 소개한 리뷰 논문 "How Lobbying Matters"(로비 기초 13편 참고)가 정리한 로비의 세 경로 중 "정보 제공(informational)" 경로가 실제로 작동하는 대표적인 지점이 바로 이 예산 추정 국면이다.
감사원(GAO) — 이미 시행된 정책을 들여다보는 기관
의회예산처가 법안이 통과되기 전 비용을 추정한다면, 정부감사원(Government Accountability Office, GAO)은 이미 집행된 예산과 정책이 의도대로 작동했는지를 사후적으로 감사한다. 의회 위원회의 요청을 받아 특정 연방기관의 사업을 조사하고 보고서를 발간하며, 여기서 드러난 비효율이나 위법 소지는 종종 다음 입법·예산 심의의 근거 자료로 쓰인다. GAO 역시 CBO와 마찬가지로 초당파 원칙을 표방한다.
정보 비대칭과 로비 — 시리즈를 마치며
이 시리즈 1편에서 살펴본 상하원의 구조적 차이부터, 위원회·지도부·입법 절차·상원 규칙·예산·보좌진·선거까지, 결국 로비란 이 모든 제도적 통로 안에서 "누가 어떤 정보를 누구에게, 언제 전달하는가"의 문제로 수렴한다. CBO와 GAO 같은 초당파 기관이 존재하는 이유도, 의원 개개인이 모든 정책의 세부 내용을 직접 검증할 시간과 전문성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사이트의 "이달의 논문" 코너에서 소개한 정보적 로비 이론이 다루는 문제의식과 정확히 같은 지점이다 — 전문성을 가진 쪽이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
시리즈를 마치며
지금까지 10편에 걸쳐 미국 의회의 구조를 살펴보았다. 이 시리즈는 "로비 기초" 시리즈와 함께 읽을 때 완성된다 — 로비 기초가 로비를 규제하는 제도(LDA, FARA 등)를 다뤘다면, 이 시리즈는 그 로비의 대상이 되는 기관 자체를 다뤘다. 두 시리즈를 함께 읽으면 "누가 로비하는가"와 "어디에 로비하는가"를 모두 이해할 수 있다.
작성 원칙: CBO·GAO의 기능과 설립 근거는 의회예산법(Congressional Budget Act) 및 두 기관의 공식 발간 자료를 기준으로 한다.